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은 약 5,000년 전 해저 화산 분출로 형성된 응회구로, 해수면 위로 182m 솟아 있습니다. 넓고 그릇 모양의 분화구와 인상적인 해안 절벽 덕분에 제주도의 대표적 절경인 영주십경에 꼽힙니다.
특히 일출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많은 방문객이 새벽에 찾아 바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응회구의 사면을 물들이는 다채로운 색채를 즐깁니다.
지질
성산일출봉은 플라이스토세(홍적세) 말기에, 약 5,000년 전의 해저 화산 활동을 통해 형성되었습니다.
상승하던 마그마가 얕은 바닷물과 격렬하게 상호작용하면서 폭발이 일어났고, 충격으로 잘게 부서진 화산재와 화쇄암 물질이 가라앉아 응회구의 독특한 층리를 이뤘습니다.
그 결과 급경사의 사면을 지닌 거의 대칭적인 원뿔형 지형이 만들어졌고, 치밀한 화산재, 스코리아, 부석이 층을 이루는 성층 구조가 나타납니다. 정상에는 지름 약 600m, 깊이 약 90m의 넓은 분화구가 자리하며, 성산일출봉은 이후 퇴적 작용을 통해 제주 본섬과 연결되었습니다.
주변 절벽에서는 어두운 치밀층과 밝은 화산재층이 번갈아 나타나는 응회암층을 관찰할 수 있어, 형성 당시의 화산·퇴적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성산일출봉은 하와이의 다이아몬드 헤드, 뉴질랜드의 마웅가후(마운트 에든) 등 세계 여러 응회구와 비슷한 점을 보입니다.
다만 많은 응회구가 파랑에 노출되어 빠르게 침식되는 것과 달리, 성산일출봉은 더 단단한 현무암층이 부드러운 화산재층 사이사이에 끼어 있어 가파른 분화벽의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었습니다.
또한 성산일출봉은 제주 화산 지형 맥락 속에서 한라산 순상화산, 만장굴 같은 용암동굴과 함께 이해할 때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보존
수천 년 동안 바람·비·파도의 침식이 절벽과 분화구 가장자리를 변화시켜 왔으며, 관광·어업 등 인위적 활동도 일부 지역의 훼손을 야기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와 제주도는 취약한 절벽 구역에 출입 제한을 두고, 취약 지표면의 보행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탐방로를 정비하는 등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동식물
성산일출봉에는 127종이 넘는 해안 식물이 자랍니다. 가을이면 분홍 억새가 사면을 물들이고, 봄에는 야생화가 계절에 따라 피어납니다.
특히 분화구 윗사면에는 염분에 강한 풀과 관목이 화산토에서 잘 자라며, 이들 초지는 과거 방목 활동에 의해 유지되기도 했습니다.
기저부의 갯벌·웨이브컷대에는 게, 조개류, 작은 물고기가 서식하고, 절벽은 갈매기·가마우지 같은 바닷새의 번식지 역할을 합니다. 철새로는 왜가리류 등 여러 종이 계절 이동 중 잠시 머뭅니다.
역사와 문화
조선 시대(1392~1897) 성산일출봉은 왜구와 침입을 경계하는 봉수대의 한 지점이었습니다. 정상에서 봉화를 올려 위험을 신속히 알렸으며, 이는 해안과 내륙을 잇는 전국 봉수망에 속했습니다.
급경사의 사면은 천연 요새 구실을 하여 주변 해역을 널리 조망할 수 있었고, 제주 동부 연안의 전략적 지형으로서 한반도·일본·동중국해를 오가는 선박의 항해 표지 역할도 했습니다.
분화구의 초지는 마을 주민들이 가축을 방목하는 데도 쓰였습니다. 화산재로 비옥해진 토양은 풀과 관목의 생장을 도왔습니다.
민속과 전설
성산일출봉에는 제주 신화가 깃들어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전설은 섬의 지형을 빚어낸 거인 설문대할망 이야기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설문대할망은 성산일출봉의 정상을 일상적으로 쓰는 ‘세숫대야’처럼 사용했다고 전합니다. 그 압도적인 크기와 힘이 제주 곳곳의 분화구와 절벽을 만들었다고도 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로 성산일출봉의 ‘99개의 기둥’이 전해집니다. 그 수가 100개에 이르렀다면 호랑이가 제주에 살았을 것이라는 전설로, 부족한 ‘하나’가 균형과 조화를 가져왔다고 여깁니다.
주변의 기암과 갯바위에도 의미가 담겨 있어, 옛마을 사람들은 풍어와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제의를 올리곤 했습니다.
방문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약 20~30분이 걸립니다. 코스는 가파르지만 계단과 난간이 잘 마련되어 있으며, 중간중간 전망대에서 해안선과 들판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분화구와 동해, 우도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수마포·우뭇개 해안
성산일출봉의 남·북 사면 해안도 각각 매력적인 탐방지입니다.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도 성산일출봉의 지형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이 지역은 다음과 같이 불립니다:
수마포 해안
수마포 해안은 매표소 오른쪽 길로 내려가면 닿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이 비교적 적어 한적하며, 잘게 부서진 현무암이 만든 검은 모래사장과 좁은 해안선을 볼 수 있습니다. 간조 시에는 성산일출봉성산일출봉 기저부의 지질층이 드러납니다.
또한 이 해안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파놓은 터널 진지 18곳이 남아 있습니다. 연합군 상륙에 대비해 해안 절벽을 뚫어 만든 방어 거점이었습니다.
우뭇개 해안
우뭇개 해안은 매표소 왼쪽의 무료 탐방로로 내려가면 만날 수 있으며, 계단을 따라 약 10분이면 해안에 닿습니다. 간조 때에는 응회구 기저부의 층리를 조개풀 웅덩이와 함께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어, 분화벽을 지상에서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지점 중 하나입니다.
해안가에는 성산포 해녀 시연장과 ‘해녀의 집’이 있어 계절과 날씨에 따라 짧은 바다 입수 시연을 하기도 하고, 직접 잡은 해산물을 판매합니다.
명성
인증센터
제주 판타지 자전거길을 달리는 라이더는 성산일출봉 인증센터(지도)에 들러 바이크 패스포트에 도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늘 휴식 공간과 급수대가 마련되어 있어 장거리 라이더의 인기 휴식처입니다.
이용 정보
- 입장료: 어른 5,000원 / 어린이 2,500원 (단체 및 제주도민 할인 있음).
- 운영 시간:
- 3~9월: 07:00~20:00 (입장 마감 19:00)
- 10~2월: 07:30~19:00 (입장 마감 17:50)
-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휴무
- 편의시설: 매표소 주변에 화장실, 주차장, 기념품점, 카페 등이 있습니다.
주변 명소
성산일출봉 인근의 주목할 만한 두 곳을 소개합니다.
동암사
우도
우도(지도)는 제주 동부 해안에서 약 3.9km 떨어진 섬으로, 배로 약 15분이면 닿습니다. 소가 누운 모습을 닮았다 하여 ‘소의 섬’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면적은 약 6.18㎢로 제주 부속도서 중 가장 크며,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세계유산의 일부입니다. 섬 둘레 약 17km를 따라 순환하는 도로가 있어 자전거·전동 스쿠터·버스로 둘러볼 수 있습니다.
우도해양도립공원은 섬 전역을 포괄하며(2001년 지정), 섬의 문화·해양 환경과 경관을 보전합니다. 맑은 바다와 모래사장, 절벽과 해식동굴 등 다양한 해안 경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